안녕하세요. 저는 애니메이션 관련 학과 진학을 준비 중인 고등학교 2학년 학생입니다. 이제 몇 달 뒤면 고3이 되는데, 요즘 입시 자체보다 부모님과의 갈등이 더 힘들고 혼란스럽습니다.지금 저는 준입시미술학원을 다닌 지 2년 정도 되었고, 계속 준비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부모님께서는 고3이 되면 학원을 끊으라고 하십니다. “2년이나 다녔으면 됐지, 고3 때까지 다니는 건 아니지. 그만둬야지. 무슨 소리를 하냐”는 식이에요.형편이 좋지 않다는 건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 부분을 모르고 막무가내로 요구하는 것도 아니에요. 그렇지만 고3은 실기 준비가 가장 중요한 시기인데, 그걸 끊으라고 하니까 지금까지 해온 게 전부 무의미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그 점을 이야기해도 전혀 통하지 않아요.얼마 전에 제가 공부 얘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걸 계기로 부모님이 뭔가 오해하신 건지 “너 어차피 미술 그 쪽으로 안 갈 거잖아. 공부로 간다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얘기를 듣고 너무 당황했어요. 저는 미술을 포기한 적도 없고, 그런 말도 한 적 없는데요. 그래서 내신도 실기도 다 중요하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런데 돌아오는 말은 “두 개를 어떻게 같이 해. 하나만 해. 공부만 해. 미술학원을 왜 계속해.”이런 식으로 말이 오가다 보니, 제가 그동안 준비해온 2년이 그냥 아무 의미 없는 시간처럼 느껴지고, 제 계획이 전부 무시당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사실 부모님은 입시미술이나 미대 입시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잘 모르세요. 그냥 “돈 없다, 집안 사정 생각해라” 이 얘기만 반복하시고요.제가 정말 답답했던 건, 미술학원을 진지한 준비 과정이 아니라 그저 취미나 ‘놀고 싶어서 다니는 곳’ 정도로 생각하시는 것 같다는 점이에요. 진로 이야기를 꺼내도 대화가 전혀 안 되고, 제 얘기를 듣기보다는 그냥 단정지어버리시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어요.저희 집은 언니, 오빠도 대학을 가지 않았고, 그래서인지 부모님이 입시 제도나 진로 준비 과정을 더 모르시는 것 같아요. 그건 이해가 되는데, 그 무지 때문에 제가 선택한 길이 아예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으니까 너무 괴롭고 화가 납니다.요즘엔 부모님이랑 진로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두렵고 스트레스예요. 계속 같은 얘기만 반복되고, 제가 뭘 말하든 소용없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어떻게 설명을 드려야 제 진심을 알아주실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냥 너무 답답하고 심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