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진로를 위해 과목 선택을 고민하는 게 참 중요하죠. 승무원을 목표로 한다면 우선 사회와 문화가 실용성 측면에서 더 유리합니다. 이 과목은 사회적 관계, 문화적 차이, 조직 속 인간 이해를 다루기 때문에, 다양한 국적과 문화를 가진 승객들을 맞이해야 하는 승무원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거든요.
그런데 저는 여기서 한 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역사를 모든 학문의 척추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역사는 단순한 사실의 나열이 아니라, 베르그송의 생철학(durée)처럼 흐름과 시간 속에서 개념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해주기 때문이죠. 평면 위의 도면을 보는 것과, 살아 있는 입체 구조를 이해하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역사는 바로 그 입체적 시각을 제공하는 방법론입니다.
다만 이번에 선택할 수 있는 〈동아시아 역사 기행〉은 조금 성격이 다릅니다. 거대한 국가사 중심의 과목이라기보다, 지역·생활·문화의 작은 이야기 속에서 ‘나의 역사’를 발견하는 미시사적 수업에 가깝습니다. 이런 시각은 큰 진리를 하나로 고정하지 않고, 다양한 개인과 맥락을 존중하는 포스트모던적 감성과도 연결됩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진로만 본다면 사회와 문화가 확실히 적합합니다. 하지만 역사를 좋아하고, 자기만의 서사를 발견하고 싶다면 동아시아 역사 기행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즉, 실용성 중심이라면 사회와 문화, 자기 성찰과 역사적 감수성이라면 동아시아 역사 기행이라고 보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