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어낚시, 특히 배스루어낚시는 워낙 시장성이 발달해 있어서
제품도 아주 많고, 그에 따른 광고, 홍보, 평가도 부지기수로 많습니다.
때문에 배스루어낚시를 하면서 느끼는 만족감,즐거움,행복감이
배스를 잡는 것에서 느끼는 사람,
여러 루어를 운용하는 것에서 느끼는 사람,
장비를 교체하면서 느끼는 사람... 등등 다양합니다.
원래 배스루어낚시가 스포츠게임피슁으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은
생미끼가 아닌 수없이 다양한 여러 종류의 루어들을 이용해서 잡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어종이 배스이기 때문이고
이것이 배스루어낚시의 장점이자 매력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현재기준으로 내수면보호법으로 보팅에 제한이 걸려있고
거의 대부분의 루어낚시인들이 도보낚시에 의존하다시피 하기 때문에
현재 배스루어낚시를 하는 사람들의 80%이상은
오로지 몇가지 채비, 특히 웜낚시에 의존하다시피하면서 낚시를 합니다.
이런경우 계속 커져가는 욕구에 대한 만족감과 변화감을 충족하기 위해서
장비를 바꾸는 패턴으로 흘러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정확히 배스낚시를 시작한지 27년이 되었습니다.
거의 우리나라 1세대 배스프로 분들을 통해 배스낚시를 접하고
여러 필드에서 프로들과 함께 보팅과 도보낚시를 하곤 했었습니다.
초기엔 거의 미친듯이 배스낚시에 빠져 혼자 외국 책을 찾아가며 공부도 했고
(당시엔 지금처럼 친절하게 알려주는 유튜브도 없었고 동호회도 드물었지요)
평일에도 출퇴근전후로 물가로 달려갈 만큼 열정이 넘쳤답니다.
각설하고...
질문한 것에 대해서 제 생각을 적고자 합니다만.
지금의 시류에 맞지않는 생각일 수 있겠다 싶기도 하므로 참고만 하기 바랍니다.
장비(릴과 로드)의 교체에 따른 변화감은 거의 감성적인 면이 대부분입니다.
조금 더 가볍고, 조금 더 이쁘고, 조금 더 고급스럽고...
객관적으로는 나타내기 힘든, 사용자의 감성에 대한 업그레이드가 메인입니다.
일본제 제품의 특성이 바로 그것이죠.
제품홍보문구를 보면 어찌 그리도 설명을 만들어냈는지 감탄이 나올 정도입니다.
현재 저는 로드 15개를 가지고 있고, 릴도 그 정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물론 초기에는 최고의 전용장비를 갖추는게 인생의 목적이었다시피 했으므로
에버그린, 메가배스, 시마노, 다이와 로드가 주류를 이루고 있고요
어느 순간 장비의 교체를 중단했기 때문에 현재기준으로는 모두 구형모델입니다.
법개정으로 보팅이 금지된 이후로는 보팅을 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로드들은 창고에서 잠들어 있고
간간히 지인들과 함께 주말에 도보낚시로 나갈 때는 긴 미국산로드를 가지고 갑니다.
몇 년 전에 우연히 인터넷에서 헐값 세일중인 로드를 발견하고 구입한 것인데
7.4ft 카본/패스트 (H)로드와 7.6ft 글라스/레귤러 (MH)로드를 씁니다.
미국로드들은 대체로 길이가 길고, 마감이 수수하고, 가이드재질도 그닥입니다.
일본로드들에 비하면 무겁고, 두껍고, 투박하죠.
하지만 낚시를 하면서 느끼는 만족감은 일본산 하이엔드급 로드보다 더 좋습니다.
현재 하는 낚시의 패턴에 이 로드들이 더 잘 맞고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말하는 효율성은 길이와 휨새, 그리고 파워의 적합성입니다.
로드는 운용하는 패턴에 적합한 길이와 휨새, 파워만 맞으면 필요사항은 충족됩니다.
좀 더 가볍고, 좀 더 민감하고, 좀 더 예쁘고...는 사용자의 심리상태에 따른 판단이죠.
그걸 의식하고 충족하기 시키기 위해서 비싼 비용을 들여서 구입을 하는 것과
기본적인 필요사항에 충실하고 불필요한 감성은 고려하지 않는 것과
낚시를 하는 것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흔히 하는 말로, 고기에 가까울수록 더 중요하고 효율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하지요.
루어(채비)-라인-로드-릴 순서로 그 날 낚시의 패턴과 효율성에 영향이 큰 것입니다.
미국인들은 루어와 루어운용에 대한 고뇌가 매우 큽니다.
어떤 환경, 어떤 시즌, 어떤 지형에서 어떤 루어를 사용해야 할까에 고민을 많이 하죠.
그래서 미국인들은 아주 다양한 루어와 채비들을 사용하고
정작 릴과 로드는 월마트에서 짝으로 파는 콤보버젼을 주로 사용하곤 하죠.
반면에 일본인들은 릴과 로드에 모든 열정을 쏟아부으며 고뇌합니다.
우리나라도 일본의 영향을 받아서 거의 일본식 배스낚시가 주류를 이루고 있죠.
[오른손잡이는 좌핸들사용]을 당연시 여기는 수준일 정도로
오히려 일본보다 더 일본식으로 배스낚시가 자리잡고 있기도 합니다.
일본에서 명인이라는 칭호를 받으며 최정상을 달리던 많은 일본배스프로들이
미국프로리그에 진출하여 도전을 하였지만 모두 실패하였습니다.
셋트당 100만원이 훌쩍 넘어가는 최고급 일본제 릴과 로드들로 무장한 그들이
아웃도어마트에서 셋트로 10만원에 판매하는 장비를 사용하는 미국프로들과의
경쟁에서 줄줄이 실패하는 이유는 뭘까요?
현지의 낚시 패턴에 생소하고 여러 상황에서 적응이 안되었기 때문이겠지만
어찌되었든 릴과 로드는 낚시의 성과에 큰 영향이 없다는 것은 분명하겠지요.
이야기가 길어지니 내용이 장황해지고, 핵심을 잃어가고 있는듯 하여 정리하자면
- 장비빨은 사람에게만 통하는 것입니다.
수없이 넘치는 홍보문구나 홍보성 사용기, 영상들에 현혹될 필요는 없습니다.
- 특별하게 운용하고 싶은 채비나 루어가 있어 그에 맞는 장비를 추가하는게 아니라면
현재 가지고 있는 로드를 바꾸는 (이른바 업그레이드) 것은 비추입니다.
처음에만 기분이 좋을 뿐, 서너번만 가지고 다니면 그 전과 느낌이 똑 같아 집니다.
고가 장비에 따른 실제 사용감의 변화는 무시할 정도로 미미합니다.
- 오히려 지금 사용하고 있는 장비에 애정을 담아 계속 사용하고,
장비가 좋으면 감도가 달라진다고 믿는 사람들보다 더 즐겁고 더 좋은 조과를 거두세요.
비싼 돈 주고 좋은 장비사서 행복하다고 스스로 위로하는 사람들이 싫어하겠지만요.
물가에서 정말 멋진 사람은 초저가장비로도 능숙하게 잘 사용하는 사람입니다.
- 캐스팅연습, 여러 채비 운용연습에 공부하고 훈련하는 것이 장비교체보다 훨씬 더
낚시실력에 큰 영향을 줍니다.
김성남씨도 회사 창고에서 깡통을 두고 루어를 던져 넣는 캐스팅연습을 매일 하다가
그 캐스팅실력이 입소문으로 알려지면서 유명해 진 사람이죠.
지금은 프로가 되어서 활동하는 모양인데, 그 분의 베이스는 장비가 아니라 연습인거죠.
- 저도 런커몰은 예전에 많이 이용했습니다.
런커 대구점이 있었을 당시 대구점장이었던 고 양혁모프로와도 인연이 있었구요.
요즘은 새로 구입하는 장비나 루어들이 거의 없어 이용하지 않고 있기도 합니다만...
런커몰은 일본유학파인 김태한대표가 설립한 사업장으로 가장 일본적인 낚시를 지향합니다.
가능하다면 좀 더 다양한 매장과 루트를 통해서 배우는 것을 추천합니다.
유튜브도 미국식 배스낚시와 일본식 배스낚시를 함께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 현재 XH,MH,ML,L 로드를 가지고 있다면 굳이 로드를 추가할 필요는 없어보입니다.
가지고 있는 로드들을 좀 더 익숙하게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보시길 권합니다.
릴 또한 마찬가지로 특별하게 업그레이드 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도장이 닳아지고, 부품이 고장날 때까지 끝까지, 릴 성능 100% 제대로 이용해서 쓴다
라는 생각으로 사용하면 됩니다.
- 엑스트라헤비대의 경우에는 고수온기의 프로그나 펀칭 버징용으로 주로 사용합니다만
헤비대 대용으로 러버지그, 헤비캐롤라이나, 헤비텍사스 등을 운용하거나
커버지형의 플리핑대로 사용하면 좋을듯 합니다.
오버헤드 캐스팅 뿐 아니라, 피칭과 플리핑 연습을 좀 해보면 운용이 훨씬 쉬워질겁니다.
- 합사를 사용하는 것도 괜찮으나, 합사사용은 약간의 시행착오와 경험이 필요합니다.
배스낚시에서는 카본라인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지금은 마땅히 쓸 채비가 없고 손이 안가더라도, 계속 가지고 있으면
본인의 경험이 올라가고, 낚시패턴이 다양해지면서 사용하게 되는 때가 옵니다.
물론 지금 정리하고 지금 당장 필요한 다른 장비를 구입하는데 보태는 것도 나쁘지않습니다.
제 경험상, 가지고 있으면 언젠가 요긴하게 쓰게 되는 때가 오더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