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 상황과 질문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현실적인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핵심: '한국에서의 공부법'이 안 맞았던 것, '영어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가장 먼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사용자님께서 "한국에서 백날 해도 안된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는 점입니다. 주입식, 시험 위주의 영어 교육 방식은 문장 구조를 분석하고 빠르게 정답을 찾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는 긴 문장에 대한 이해와 자연스러운 발화 능력을 키우는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특히 전치사 등이 붙으며 문장이 길어질 때 사고 회로가 멈추는 경험은, 영어를 '해석'의 대상으로만 여겨왔기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환경과 방법'을 바꾸는 것이지, 영어를 포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해외 어학연수나 워킹홀리데이를 고민하시는 것은 매우 올바른 방향입니다.
질문에 대한 답변
1. 영어 포기 하고 노가다 하는게 좋을까요?
아니요,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전기기사, 전기공사기사 자격증은 매우 훌륭한 스펙입니다. 현재 기술 분야는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해외 기술 자료를 읽거나, 외국인 엔지니어와 소통하거나, 해외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가 생긴다면 영어 능력은 다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입니다.
'영어' 따로, '기술' 따로가 아니라 **'영어를 할 줄 아는 기술자'**라는 목표를 세워보세요. 지금의 스펙을 버리고 다른 길을 가는 것보다, 가진 것을 더 빛나게 만드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고 성공 가능성이 높습니다.
2. 영어 포기 안한다면 어학연수가 좋을까요 워홀이 좋을까요?
사용자님의 현재 상황(NH 등급, 긴 문장 이해의 어려움)을 고려할 때, 어학연수를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 어학연수: 영어를 '배우는 것'이 최우선 목표인 사람들을 위한 과정입니다. 검증된 커리큘럼에 따라 기초부터 차근차근, 특히 말하기와 듣기 중심으로 수업이 진행됩니다. 사용자님처럼 문장 구조의 기본부터 다시 잡고, 말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야 하는 단계에서는 체계적인 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비슷한 수준의 다른 나라 친구들과 함께 배우며 자신감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 워킹홀리데이: '일'을 하며 영어를 '사용'하는 환경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어려운 상태에서는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고, 설령 구하더라도 매우 제한적인 소통만 반복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예: 접시만 닦는 일). 이는 오히려 영어에 대한 좌절감만 키울 수 있습니다.
추천 경로: 어학연수(3~6개월)로 기초 회화 실력과 자신감을 쌓은 후, 원한다면 워킹홀리데이로 전환하여 실전 경험을 쌓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입니다.
3. 어학연수나 워홀을 한다면 전문업체랑 상담부터 하는게 낫나요?
네, 최소 2~3곳의 전문 유학원과 상담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혼자 모든 것을 알아보고 준비하는 것은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소요되며, 불안한 마음에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전문가는 국가/도시별 특징, 어학원별 커리큘럼(특히 회화 중심, 초급자 과정이 잘 되어 있는 곳)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어 객관적인 비교와 선택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상담 시 확인할 것:
* 초급 학습자를 위한 프로그램이 잘 갖춰진 어학원 추천
* 한국인 비율이 너무 높지 않은 곳 (한국어 사용을 줄이기 위해)
* 총 예산 (학비, 생활비, 숙소비 포함)
* 비자 및 출국 절차 안내
4. 어학연수나 워홀을 한다면 몇개월 하는 것이 좋을까요?
목표이신 OPIc IM2 달성을 위해서는 최소 3개월, 안정적으로는 6개월을 추천합니다.
* 3개월: 영어 환경에 적응하고, 기본적인 의사소통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며, 간단한 문장으로 말하는 습관을 들이는 시기입니다. NH에서 IL(Intermediate Low) 수준까지의 변화를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 6개월: 배운 내용을 체화하고 좀 더 다양한 상황에서 응용하며 자신감이 붙는 시기입니다. 여러 시제를 사용하고, 자신의 생각이나 경험을 좀 더 길게 설명하는 훈련을 충분히 할 수 있어 IM(Intermediate Mid) 수준에 도달할 현실적인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5. 어학연수를 하게 된다면 일단 문법이나 문장이해부터 하는게 좋을까요?
접근 방식을 완전히 바꿔야 합니다. 한국에서 하던 방식의 '문법 공부'는 잊으세요. 어학연수에서 해야 할 공부는 다음과 같습니다.
* '문법을 위한 공부'가 아닌 '말하기를 위한 공부': 문법 규칙(to부정사의 용법, 관계대명사 등)을 외우는 것이 아닙니다. 대신 '패턴'과 '덩어리(Chunk)'로 문장을 익혀야 합니다.
* 예시: "Where do people in your country go to...?" 라는 문장을 'Where / do / people...' 이렇게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Where do people go? (사람들은 어디에 가?), in your country (너희 나라에서는), when they travel (여행할 때) 와 같이 의미 덩어리로 이해하고 따라 말하는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 아기처럼 배우기: 아기가 '엄마', '맘마' 같은 단어부터 시작해 '엄마, 밥 줘' 라는 문장을 말하듯, 가장 단순한 문장(주어+동사+목적어)부터 입으로 계속 내뱉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어학원 초급반의 커리큘럼이 바로 이렇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 완벽주의 버리기: 틀려도 괜찮습니다. 어학원은 틀리는 것이 당연한 공간입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든 내가 아는 단어와 패턴을 조합해 의사를 전달하려는 '시도' 그 자체입니다. 그 과정에서 선생님과 친구들이 교정해주고, 더 나은 표현을 배우게 됩니다.
결론
지금까지의 실패는 사용자님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마치 수영을 책으로만 배운 것과 같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직접 물에 들어가 팔다리를 저어볼 때입니다. 어학연수는 그 '안전하고 효율적인 수영장'이 되어줄 것입니다.
가지고 계신 훌륭한 기술 자격증에 '영어'라는 날개를 달아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기회를 스스로에게 주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지금의 고민과 투자가 1~2년 뒤에는 분명 멋진 결과로 돌아올 것입니다.
채택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